한여름 오전 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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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뉘 01

딸기프라페에 휘핑 올려주시고 카페 라떼 아이스는 벤티로 주세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퇴근길이다. 늘어지게 자고, 오랜만에 대청소나 해야지. 내일은 쉬는 날이니까 냉장고를 꽉 채운 맥주도 한잔해야겠단 알차고 완벽한 계획을 동그란 머릿속으로 세워냈다. 쾌청하고 맑은 하늘이 이마 위로 번쩍이는 것에 어깨를 풀어주기도 했다. 봄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공기는 여전히 차갑다. 양손은 주머니에 찔러 넣고 지름길을 택해본다. 조금...

Chemistry (上)

[킬리언머피/크리스토퍼] 삼각관계, 로맨틱 코미디, 연하남, 연상남

ⓒ2019, 보리 All rights reserved. W. 보리 -가격 책정에 이미지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66 사랑은 영혼의 목격담일까, 아니면 호르몬의 발칙한 장난일까. 99 인터뷰는 무난하게 흘러갔다. 지극히 사무적인 타이틀로,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까지 그의 신곡과 연결 지어 가벼우면서도 진지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시간도 원래 협의했던 20...

시나브로 04

첫사랑 정재현에 관하여

* 꼬오오오옥 노래 틀어주기 @.< 심장이 쿵쿵쿵 하고 뛰었다. 누군가 내 심장을 뇌 속에 붙여 놓은 느낌이었다. 어쩌다 이렇게 조절 없이 마셔선, 아 이게 다 정재현 때문이었다. 밤이라 쌀쌀해진 바람을 맞으며 건물 외벽에 몸을 기댔다. 한 시간 전의 일이 생각났다. 신입생을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개강총회가 열렸다. 간신히 문 닫으며 들어온 한국대 경영...

그리하여 젊은 우리는 #4

* OT 뒤풀이는 반드시 라면으로 끝난다. 다른 학교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죽실 상경은 그렇다. 누구 하나가 라면을 끓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자고 싶은 놈은 자고, 토하고 싶은 놈은 토하는 것이다. 치열했던 뒤풀이였다. 모두 여기저기 널브러져 정신을 못 차렸고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괜찮아? 어느새 샤워를 끝내고 돌아온 정국이 물었다. 정국 후배 부지런함 ...

ep.13 - 도서관에선 정숙

학생식당이 웅성거리는 소리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아이들이 고개를 돌리며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도는 자신의 앞에 놓이는 접시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바로 어제만 해도 저 자리는... 자신이 부은 카레를 뒤집어엎은 탄이 앉았던 자리다. 영도는 한숨부터 쏟아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아." "너 뭐 하자는 거..." "앉아. 너 내가 ...

임자관

1화

1. 상강이 지났구나 싶더니 시절은 속이지 못해 마당을 밟는 버선 발이 서리에 미끄러져 조심스럽다. 임청은 차가운 냉한 기운에 슬쩍 발을 들어 내려다보았다. 가라앉은 안개처럼 보이더니 절기를 찾은 서리인 줄 누가 알았을까. 작게 한숨을 내쉰 사람은 종종 걸음으로 안 곁 뒤채 처마에 매달아 놓은 훈제 생선으로 몸을 움직였다. 엊그저께엔 늦더위에 온 창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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